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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뉴스분석-인천 대형서점 입점 딜레마]교보문고 포기한 자리, 이번엔 영풍문고

[뉴스분석-인천 대형서점 입점 딜레마]교보문고 포기한 자리, 이번엔 영풍문고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17-10-18 제1면


연수 스퀘어원에 내년 1월 오픈 
지역서점 "문 닫아야 할판" 반발 
일각선 '선택의 기회 확대' 반겨 
순-역기능 공존… 근본대책 필요
 

교보문고가 최근 입점 방침을 철회한 인천 연수구 대형복합쇼핑몰(10월 10일자 1면 보도)에 결국 영풍문고가 들어서기로 해 다시 지역 서점가가 술렁이고 있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는 국내 대형서점의 양대산맥으로 불린다. 교보문고의 입점 포기로 한숨을 돌렸던 지역 중소서점들은 또다시 반발할 태세다.

주민들은 많은 책을 진열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대형서점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대형서점 입점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인천 지역사회의 좀 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복합쇼핑몰 '스퀘어원' 관계자는 "교보문고 입점이 검토됐던 쇼핑몰 1층에 영풍문고가 들어서기로 결정됐다"며 "내년 1월께 문을 열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애초 스퀘어원에는 영풍문고 입점이 추진됐다가 협상 대상이 교보문고로 바뀌었다. 지난달에는 쇼핑몰 내에 교보문고가 들어선다는 안내문까지 붙었지만, 지역 중소서점이 연수구 등에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교보문고가 입점을 철회했다. 스퀘어원 측은 다시 영풍문고를 유치했다.

인천 중소서점이 모인 인천서점협동조합 문인홍 이사장은 "스퀘어원 인근 송도국제도시의 대형쇼핑몰에 이미 교보문고와 영풍문고가 들어선 상황"이라며 "또다시 대형서점이 입점한다면 주변 지역 중소서점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반발했다.  

대형서점의 입점이 지역 독서생태계를 저해한다고만 볼 수는 없다. 학습참고서가 주 수입원인 중소서점이 다양한 책을 매장에 진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형서점 입점이 독서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역 중소서점의 생존이 지역문화 활성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대다수 전문가는 강조했다. 문화공간으로서 지역주민을 위해 책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동구 배다리 헌책방거리, 최근 대형서점에서 내놓지 않는 독립서적을 취급하는 독립서점 등이 그 사례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대형서점은 문구점 같은 복합경영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학습참고서를 취급하지 않는 쪽으로 상생점을 찾을 순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순 없다"며 "지역 중소서점들이 공동으로 체질 개선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지자체가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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