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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월요기획) 땅 헐값 매입 후 증발한 인천타워

[월요기획]송도 개발 감춰진 비리 드러나나

땅 헐값 매입 후 증발한 인천타워

2017년 08월 21일 00:05 월요일
            

▲ 송도랜드마크시티(유)가 개발 중인 부지가 포함된 인천 송도 6·8공구 일원의 모습.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부지 시세 차익 최소 9000억에도 경기 침체 등 핑계로 개발 손 놔
SLC "경제청 무리한 요구 일관 

인천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 사업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미국 기업 포트만홀딩스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과 공동 출자해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를 설립했다. 151층 인천타워 건립을 축으로 송도 6·8공구를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2008년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석할 만큼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SLC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듬해 SLC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6·8공구 부지 227만㎡에 대한 1차 계약을 맺는다.

논란의 시작은 2015년 1월부터다. 

▲헐값 논란 

인천경제청과 SLC는 2015년 1월6일 송도랜드마크시티(6·8공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사업계획 조정합의서를 썼다. 227만㎡ 중 34만㎡만 개발하고 나머지는 인천경제청에 환수하기로 정했다.

당시 땅값은 3.3㎡당 300만원(고정가격)으로 모두 18개 블럭 34만487㎡를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송도 땅값은 3.3㎡당 1200만원이 넘는다.

땅값 차익만 최소 9000억원에 달한다. 헐값에 땅을 넘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당시 조정합의서에 서명을 한 당사자는 조동암 현 인천시 정무경제부시장이다. 당시 인천경제청 차장(청장 직무대행)이었다.  

조정합의 이후 SLC는 151층 인천타워 건설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대신 아파트 등 주거지만 개발해 분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개발이익금 환수, 시민에게 돌려주자 

최근 SNS 게시글이 파문을 일으키자 대기발령을 받은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은 2012년 당시 인천경제청 도시개발본부장이었다.  

그를 주축으로 한 인천경제청 담당공무원들은 SLC에 사업 추진계획과 의지가 있는 지를 따져 묻고 사후 대책을 마련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어떤 배경에서였는지 결국 좌절됐다. 이후 정 전 차장이 올해 인천경제청 차장으로 돌아오면서 개발이익금 환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SLC는 지난해까지 A11(886세대), A13(889세대) 등 2개 블럭의 아파트 분양을 끝내고 현재 공사 중이다. 분양에 따른 막대한 개발이익이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SLC에 '블럭별 사업이 끝나는대로 실사를 거쳐 수익금을 정산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SLC는 '모든 사업이 종료된 뒤 정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SLC가 애초 약속은 지키지 않고 분양 이익만 거두고 있다"며 "인천시민의 재산으로 얻는 이익인만큼 일부를 시민에게 되돌려주자는 취지에서 환수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SLC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이익금을 환수하는 선례는 없다"며 "인천경제청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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